독서-개인

도망친 스물아홉살 공무원(여경) - 2022년 9월 18일

당나귀🐴 2022. 9. 18. 15:18
4번째 회사에 들어오고 업무를 하면서 가끔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나는 도망친게 아닐까"
어딘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꾸 피해다니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간혹 들곤 하는데,
이 책은 나와 비슷한 나이대에 "도망친" 이라는 단어를 쓰는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하게 되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cf. 작가분의 성함이 '여경' 이셨는데, 좋아하는 영화 '내 남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의 여경, '네 멋대로 해라' 의 진경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프롤로그

그 때 알았다. 늘 모범색으로 살며 주변의 시선에 따라 내 선택을 결정짓던 지난 날들이 모여 나를 병들게 했다는 것을.
퇴사한이후 외국 땅을 밟기도 전에 몸의 이상이 발견되었다. ... 몸은 솔직하다. 나보다 먼저 나의 상태를 인지하고 늘 신호를 보내오고 있었으니까. 그 신호를 무시하고 '무조건 앞으로', '더 빨리' 를 외친 건 결국 나 자신이였다.

 

공무원이 되기로 마음먹은 이유

가끔 '노력하면 무조건 이루어진다. 부지런하게 열심히 살아라' 라는 웃어른들의 말씀을 들으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 이 글에서는 부정적인 문장이였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는 저 문장을 좋아한다. 노력을 하면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도 있지만, 언젠가는 그 노력의 열매를 따는 순간들이 올거라 믿는다.

 

공무원 수험생활, 마음놓고 울수도 없는 나날들

행여 비정규직이었을 때 불합리한 처우를 받았던 사람들도, 막상 자신이 정규직이 되고나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인권은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게 다들 옆 사람을 밟고 올라갈 생각만 할 뿐 함께 잘사는 사회를 꿈꾸기는 어렵다.

 

첫 미국 여행, 나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나는 표면적으로는 즐기러 가는 것처럼 미국 여행을 떠낫지만, 내심으로는 마치 내가 지난 십 년간 배웠던 영어를 평가받는 자리처럼 여기고 있었다. ... 영어는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일 뿐인데, 완벽하게 구사하지 않으면 낙제를 받는다는 학창 시절의 강박관념이 성인이 된 후에도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진정한 투자, 배움의 길로 들어서다.

그래도 행복했다. ... 지방에 산다는 공간적 제약, 돈 없고 빽 없는 이십 대 청년이라는 경제적 제약은 내게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 '왜 배움이 즐거운지' 스스로 느낀 뒤였기에 뒤늦게 깨달은 배움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도 멈출 수 없었다.

 

나를 불태우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 이 표제가 좋았다... 

 

팟캐스트, 웃으며 피를 통하던 여정

평소 길을 걸어 다닐 때는 전문 기자를 비롯한 방송인들의 인터뷰를 들으며 대화 방식을 분석했다. 매번 바뀌는 게스트에게 좀 더 나은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였다. 인터뷰하는 상대방을 생각하며 '어떻게 하면 그 사람이 돋보일까'를 고민하는 일은 늘 나에게만 집중하고 살던 이기심을 버려야 가능하다.

: '듣는 힘' 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언변이 유려함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어떤 말을 들을 수 있는지는 듣는 힘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언젠간 우리 모두 퇴사한다.

행복이 누구에게나 같지 않듯, 지옥도 하나로 획일화할 순 없다. 같은 지옥이라도 내가 더위에 약한 사람이라면 차라리 불지옥보다는 얼음 지옥이 더 낫지 않을까. 퇴사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바뀌길 바란다. 하지만 그 전에 퇴사를 한 사람들이 자신을 지나치게 나무라지 않기를 바란다.

 

언제까지 열심히 살아야 할까요

"나는 당신에게 성공을 위한 확실한 공식을 알려줄 수 없다. 하지만 실패를 위한 공식은 말할 수 있다. 그것은 언제나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 허버트 바야드 스워프, 최초의 퓰러처상 수상자"
"고독과 게으름은 상상력을 자극한다"라는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말을 좋아한다. 많은 이들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려면 이에 대해 고민할 '시간'과 '여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