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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개인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by 당나귀🐴 2023. 6. 11.
서점 주인의 저마다 취향이 반영되는 독립서점을 돌아보는 시간을 좋아한다.
이 책도 한옥으로 꾸며진 수원의 작은 독립서점에서 만났다.

이 책을 고를 때는 IT 서적과 스터디를 읽다보니 사람사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했었고,
이 책의 표제는 나와 비슷하지만 이 험한 세상 속을 잘 적응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나와는 다른 사람임은 인지하게 되었지만,
법이 얼마나 사회와 가까운 영역에서 일이 진행되는지 알 수 있었으며
단지 눈 앞의 결과를 위해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아닌 내가 속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를 희망적으로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다.

 

인간혐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내 생각일 뿐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에게 강요할 수 있는 것이 못 된다. 그저 저 별에서 저런 과정을 거쳐 자란 인간들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하는 것을 서로 알게 될 뿐이다. ... "제발 우리 서로 사이좋게 지내요. 어차피 한동안은 이 땅에 다 같이 발붙이고 살아야 하잖아요. 그러니 서로 노력을 해나가자고요." 평생 청각장애인으로 살아야 될 정도로 백인 경관들이게 무차별 구타를 당한 로드니 킹이 그로 인한 LA 폭동 때 평화를 호소하며 했던 말이다.

 

나라는 레고 조각

사회 곳곳에서 일하는 다양한 한 명 한 명의 개인들이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언어로 함께 사는 사회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토론하며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근간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어차피 정답을 가진 이는 아무도 없다.
  • -> 이야기 할 때 내 말을 어느 선까지 말해야하는지 고민되곤 한다. 대학교 2학년 때 토론 수업을 들었을 때 수업의 결과는 랜덤하게 주어진 나의 주장을 토론 기술로서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였다. 현실 사회도 그런 것일까. 나랑 이야기하고 있는 이 사람도 나도 어떤 순간부터는 상대방을 이기기 위한 이야기를 하고있는건 아닐까 생각이 들곤한다. 어차피 정답을 가진이는 아무도 없지만 말이다.

 

마왕 혹은 개인주의자의 죽음

타인과의 비교에 대한 집착이 무한경쟁을 낳는다. 잘나가는 집단의 일원이 되어야 비로소 안도하지만, 그다음부터는 탈락의 공포에 시달린다. ... 강자와 약자의 격차는 넘을 수 없게 크고, 약자는 위를 넘볼 수 없으니 어떻게든 무리를 지어 더 약한 자와 구분하려든다. 가진 것이 이 나라 국적뿐인 이들은 이주민들을 멸시하고, 성기 하나가 마지막 자존심인 남성들이 여성을 증오한다.

 

인정투쟁의 소용돌이, SNS

읽는 이들의 반응을 의식하면 할수록 실제 자신으로부터 더 많이 이탈해 온라인상의 페르소나가 되어간다.

 

자기계발의 함정

실제 사회에서는 예술이든 무엇이든 무엇 하나가 지고지선의 가치고 나머지를 희생시킬 자격이 있는 건 아니다. ... 실제 세계는 지루할지 몰라도 균형과 타협, 다양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광장에 내걸린 밀실 

인간의 내면에는 강제로 공개되어서는 안 될 최소한의 밀실이 있다.

 

행복도 과학이다

돈은 어느 정도의 문화적 생활이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면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그룹의 사람들은 천성적으로 사회성이 높은 외향적인 성격이였다. ... 서교수가 이야기하는 또 한가지 중요한 행복의 매커니즘은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 라는 것이다.
백억 원의 복권 당첨자 집단에 대한 추적연구 결과 불과 일 년 뒤에 이들의 행복감은 주변 이웃 수준으로 복귀했다.

 

개천의 용들은 멸종되는가

패망기의 특징은 소수 귀족의 토지 사유화 증가로 인한 대농장화, 백성의 각종 세 부담 증가, 귀족 자제 중심의 사학 증가, 고위 관리 자제를 특채하는 문음, 음서 제도 확대를 통한 지배계급의 세습 구조 공고화, 과거제의 붕괴 등을 들 수 있다.

 

88학번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에 관한 평전을 읽으며 법대생으로서 참담한 마음까지 들었다. ... 뒤늦게 발견한 세상은 온통 불의와 부조리 덩어리였다.

 

20년 만에 돌아온 신림동 고시촌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몸에 불을 붙인 전태일은 생전 내게 법을 아는 친구가 한 명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얘기하곤 했다.

 

변한 건 세대가 아니라 시대다

결국 취업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자기통제형 자기계발에 매진하는 이십대는 상상을 초월하는 박탈감과 불안감 속에서 사회적 약자의 고난을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돌리며 자신은 그래도 노력하고 있기에 그들보다는 낫다고 구분짓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도 이십대들의 고통을 이해해주지 않기 때문에 이들도 그 누구의 고통도 이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수능 점수를 거의 유일한 공정 경쟁의 결과로 받아들여 수능 배치표 피라미드에 따른 '학력의 위계화된 질서'에 심각하게 집착한다. '인서울'과 '지방대'에 대한 취업시 차별은 당연한 것이고 지방대도 자기보다 하위권 지방대에 대해 마찬가지 태도를 취한다. 그 배후에는 '타인의 상승' 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의지가 있다.
...
'더 높은 곳'에 있는 학생들이 자신을 멸시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것보다, 스스로 자신보다 '더 낮은 곳'에 있는 학생들을 멸시하는 편을 선택한다.
실제로 오늘날 일본 젊은이들의 행복지수는 근래 40년 중 최고치란다. ... 인간은 미래에 더 큰 희망을 걸지 않게 되었을 때 자신의 처지에 만족한다고 답한다. 일본이 지금보다 더 심각한 격차사회, 계급사회가 되면 역설적으로 행복지수 자체는 올라갈 수도 있다. ... 문제는 그것이 지속가능한가다.

 

우리 이웃들이 겪는 현실

김동인의 감자,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확석영의 객지가 있었다. 물론 꼭 읽어야 할 작품들이지만 수십 년 전의 빈곤, 노동 문제를 다룬 작품들은 읽히면서 정작 지금 우리 곁에서 벌어지고 있는 더 생생한 이야기들은 시험에 안나온다고 외면하는건 온당한 일일까
  • -> 나도 최근에 벌어진 일들보다 고전이란 이유로 과거의 문제에 더 관심가지고 있진 않았는지 생각이 든다. 최근의 일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마주보기 싫어했던것 같다.

 

아무리 사실이라 믿어도 함부로 말해선 안 된다

우리의 본성은 전자발찌를 채워야 할 상습 전과자다
생각해보면 후배 세대의 위악은 선배 세대의 나 같은 사람들의 위선이 낳은 것이다. 열린 교육과 인간화를 주장하며 뒤로는 내 자식만 잘되라고 선행학습이라는 이름의 조직적 컨닝을 시키느라 고전을 읽고 인간과 사회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말이 흉기다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법관들도 말에 대해 주의하고 반성하기 위해 전문가의 강의를 듣는다. 그 때 배운 것이 있다. 데이의 [세 황금문]이다. 누구나 말하기 전에 세 문을 거쳐야 한다. "그것이 참말인가?", "그것이 필요한 말인가?", "그것이 친절한 말인가"

 

실제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실제로 의미있는 변화를 도출하는 것은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서 열광적인 환영을 받는 과격한 목소리들이 아니다. 이는 오히려 반대 의견을 가진 집단의 반발과 결속만 강하게 만들어 의견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뿐이다. 변화는 한진영 내부에 생기는 작은 균열에서 생겨난. 그리고 이 균열을 만드는 것은 같은 진영 내의 온건하고 합리적인 사람들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작고 부드러운 '다른' 목소리들이다.

 

장그래에게 기회를! 

결국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다.

 

조정 달인의 비결

당사자의 주장에 대해 '그러나'로 답하기보다 '그리고'로 답한다.

 

머니볼로 구성한 어벤저스 군단

독선적이고 권위적인 분들은 반감만 살 뿐 전혀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원동력은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이다. ... 인간에게는 금전적 보상 이상의 보상도 있다. 타인들의 인정이다.
  • 돈도 중요하지만 타인들의 인정도 중요하다. 그리고 나에게는 나 스스로에 대한 인정이 더 큰 원동력이 되곤한다.

 

조폭의 의리와 시민의 윤리

제보자는 진실을 밝히는 계기일 뿐이다. 한 점 티끌 없이 고결한 사람일 필요는 없다. ... 황우석 사건 보도 같은 대단한 일을 해낸 피디조차 방송 제작 대신 스케이트 운영 업무에 종사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문명과 폭력

인류의 역사는 원래래 내내 끔찍이도 폭력적이었으므로 현재가 그나마 가장 비폭력적이고 평화로운 시기라는 것이다.

 

강한 책임을 기꺼이 질 수 있는 가치관

무엇을 시도하고 실질적인 일을 만들어내는 사람보다 남의 잘잘못을 지적하고 평하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창작자보다 평론가가 많다고나 할까. 사실 비평할 논리야 얼마나 많은가. 미봉책에 불과하다. ... 진짜 용감한 자는 자기 한계 안에서 현상이라도 일부 바꾸기 위해 자그마한 시도라도 해보는 사람이다.
"냉소적으로 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 담대하게 낙관주의자가 되라구"

 

 

이 책에는 문유석 판사가 소개하는 여러 책과 영화가 있다.

언제 읽을지는 모르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책과 영화를 정리해본다.

 

자기 계발의 함정 

- 영화, 폭스캐처

 

행복도 과학이다

- 서은국, 행복의 기원

 

개천의 용들은 멸종되는가

- 대니얼 골든, 왜 학벌은 세습되는가?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 존 론스, 정의론

 

88학번

- 황석영,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 박노해, 노동의 새벽

 

변한 건 세대가 아니라 시대다

- 오찬호,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문학의 힘

- 김영하, 아이를 찾습니다.

- 김훈, 영자

- 천명관, 퇴근

- 성석제, 블랙박스

- 무라카미 하루키, 언더그라운드

 

좌우자판기를 철거해야 하는 이유

- 글러스 러시코프, 현재의 충격

 

무지라는 이름의 야수

- 영화, 액트 오브 킬링

 

문명과 폭력

- 스티븐 핑거,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