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데미안은 오랫동안 이름만 알고있던 책이였다.
몇 년전 런닝맨에서 퀴즈로 나왔었고, 환승연애2를 보다가 출연진들이 자신의 인생책이라고 표현하는 책이였기에
머리 속에 작은 공간에 고히 있다가 시간이 날때 한번 읽게 되었다.
서문
만약 우리가 이제 더 이상 단 한번 살 수 있을 뿐인 소중한 목숨이 아니라면, 우리 하나하나를 총알 하나로 정말로 완전히 세상에서 없애 버릴 수 있다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쓰는 것도 아무런 의미가 없으리라. 그러나 한사람 한 사람은 그저 그 자신일 뿐만 아니라 일회적이고, 아주 특별하고, 어떤 경우에도 중요하며, 주목할 만한 존재이다.
- "인생은 한번이기에 중요하다." 를 천천히 읽어볼 수 있게 만들어 감탄한 문장이다. 이 문장에서 문학의 힘을 새삼 느꼈다. 짧고 명료한 문장은 쉬울 수 있지만, 짧은 글에서 그 의미를 전부 받아들이기는 비슷한 경험을 겪어나 작가의 온전히 생각을 이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문학은 작가의 생각을 이야기 혹은 비유를 통해서 독자에게 전달한다. 이 문장을 읽으며 해당 책의 의미는 얼마나 더 천천히 폐부를 찌를 것인지 기대되었다.
한사람 한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길의 추구, 오솔길의 암시이다. 일찍이 그 어떤 사람도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 본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노력한다. ... 똑같이 심연으로부터 비롯된 시도이지며 투척이지만 각자가 자기 나름의 목표를 향하여 노력한다.
-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처음에는 어려웠던 문장이 하나하나 이해되기 시작한다.
두 세계
- 두 세계, 당연한 말이지만 세계가 두개라는 말이다. 여기서는 부모님과 누이가 있는 "자신의 안락한집", 하녀와 직공들부터 사회의 밝지 않은 면이라고 보이는 "어두운 세계"를 두 세계라고 말을한다.
- 두 세계는 결코 멀리 떨어져있지 않다. "어두운 세계"는 자신의 집 안쪽에서부터 시작한다. 마치 두 세계가 대립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집 안쪽에 어두운 세계가 존재하고 있고, 생활하는 사람들도 두 구역을 경계점을 넘어다니는 경우가 허다하다.
- 그리고, 이 두 세계 챕터에서 주인공은 프란츠라는 어떻게 보면 불량한 학생에게 속임을 당해 꽤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다. "두 세계"는 주인공은 안락한 집에서 지내다가 프란츠라는 인물을 통해 인생에 "어두운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분기점의 의미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카인
- "막스 데미안"을 만나다.
어쨋든 나는 아직 한번도 그 어떤 성서 이야기나 다른 이야기에 대해 그렇게 많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 "막스 데미안"을 만나게 되면서 기존에 가졌던 가치관, 당연하게 여겼던 지식에 대해 주인공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이는 요즘 "멸망 이후의 세계"라는 웹툰을 보고 있는데 주인공이 각성하기 위해서 세계를 의심하고, 이해하고, 망아를 깨우쳐야한다는 것이 겹쳐서 생각 났다.
- 여기서 데미안은 프란츠를 물리쳐준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물리쳐주었는지 나오지 않는다. 이 맥락에서 사회의 안전망에 대해서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가정은 그런 안정망 중 하나일 것이다. 어떤 위험에 처음 도달했을 때 자신을 구해줄 수 있는 울타리. 예를 들어, 불법 사다리를 고등학교 때 빠져 100만원이라는 빚을 지게된다면 가정의 울타리에 속한 아이는 어느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테고, 그렇지 않은 아이는 더 큰 어둠으로 빠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문제가 떠올랐을 뿐 해결책까지 생각이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 책의 방향도 그런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아니며 작가도 명확한 해결법이 있으면 표현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예수 옆에 매달린 도둑
어떤 짐승이나 사람이 자신의 모든 주의력과 모든 의지를 어떤 특정한 일로 향하게 하면 그는 그것에 도달하기도 하지. 그게 전부야
- 진부한 문장이라고 느껴지지만 매번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니 누구나 자기 자신 편에 서야해", 그는 갑자기 그렇게 말을 많이 한 것을 후회하는 듯 말을 뚝 끊었다. ... 그가 언젠가 말했듯 '오로지 말을 늘어놓기 위한' 대화를 그는 결코 견디지 못했다. 그런데 나에게서는 진정한 관심과 더불어 너무 많은 유희, 너무 많은 재치 있는 수대에 대한 기쁨 혹은 그 비슷한 무엇을, 간단히 말해서 완벽한 진지함의 부족을 감지했던 것이다.
- 난 데미안 같이 통찰력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동질감을 느꼈던 문장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힘들며 진지함이 부족한 사람 간에 대화가 힘들다. 이전에 친했던 관계에서도 그러함을 느끼면 멀어지고, 점점 인간관계가 좁아진다. 이러다 계속 외로워질 수 밖에 없는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아인슈타인이 인간은 고독하면서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말에 위로를 느낀다
베아트리체
- 데미안을 만나고, 데미안과 떨어진 이후 주인공의 성격은 결코 밝은 사람으로만 남아있지는 않았다.
아직도 속이 메스껍고 격분한 내 귀에 자제력 없이 멍청하게 헉헉 터뜨려 대는 취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나였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이 고통들을 겪으며 상당한 쾌감을 느꼈다. ... 나는 착실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으며 처음으로 취한 것이 곧 처음으로 끝나지 않았다. ... 나는 자신을 파괴하는 방탕 속에서 살아갔다. 학교에서는 지도자이자 굉장한 녀석으로 대단히 과단성 있고 재치 있는 녀석으로 인정받은 반면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두려움으로 가득한 영혼이 불안으로 퍼덕이고 있었다. 어느 일요일 오전에 어느 술집을 나서다 길거리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고서 눈물 흘인 일을 지금도 기억한다.
- 세상을 살다보면 강단이 분명해보이는 사람으로 보이지만 속이 여린 사람들을 만나는데 그들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고, 나 또한 몇년전에는 술과 단기성 즐거움에 빠져있던 시절이 생각났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 음악가 피스토리우스를 만나다
야곱의 싸움
자신을 남들과 비교해서는 안돼. ... 예감들이 떠오르고 자네 영혼 속에서 목소리들이 말하기 시작하거든 곧바로 자신을 그 목소리에 맡기고 묻지는 마. 그것이 선생님이나 아버지 혹은 그 어떤 하느님의 마음에 들까 하고 말이야. 그런 물음이 자신을 망치는 거야. 그런 물음들 때문에 인도로 올라서고 화석이 되어가는 거지.
- "남들과 비교해서는 안돼" 내 안에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야해
- 나를 동경하는 인물 크나우어를 만나다.
- 피스토리우스는 내가 배울 수 있는 사람, 크나우어는 나를 동경하는 사람. 내가 배울 수 있는 사람이 현자가 아니며, 살다보면 나를 동경하는 사람이 나에대해서 실망하는 시간들이 분명 올것이다. 그렇게 나아가는 것이다. 나는 현자가 아니다. 내 주변사람들도 현자가 아니다. 모든 것을 만족시키기 위해 압박감을 느끼기보단 명확히 가자. 피스토리우스는 주인공이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던 사람이다. 그의 성장 속에서 그는 점점 멀어졌으며 그 어려운 멀어짐을 작가는 아래처럼 소개했다.
지극히 고유한 욕구에서 사랑과 경외를 표했던 곳, 우리가 더없이 진정으로 사도이자 친구였던 곳, 바로 그곳에 씁쓸하고 무서운 순간이 온다. 우리 마음속의 이끌어가는 물결이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멀어져가려 함을 갑자기 알아차렸을 떄 말이다. ... 시간이 가면서 서서히 내 마음속에서 하나의 느낌이 내 친구 피스토리우스를 그렇게 절대적 지도자로 인정하는 것에 저항했다. 아, 그런데 이제 서서히 자라 가면서 나는 그에 대한 저항을 감지했다. 이제 들으니 그의 말에는 지나치게 많은 가르침이 담겼고, 그가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나의 일부일 뿐이라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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